한국보일러공업협동조합은 “대기업들이 캐스케이드 시스템 방식으로 산업용 보일러 시장에 진출해 중소 보일러업체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10일 주장했다. 그간 가정용 보일러는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주로 공급하고 상업·산업용은 중소기업들이 건물의 용도와 수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주문 제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그 경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게 보일러조합의 주장이다.
보일러조합 관계자는 “캐스케이드 시스템이 설치된 현장에 가보면 4만8,000㎉/h 용량의 가정용 보일러를 2대에서 최대 64대까지 병렬 연결하고 하나의 제어반(컨트롤러)으로 통제·가동한다”면서 “이는 실제 9만6,000㎉/h부터 3백7만2,000㎉/h 용량의 보일러 한 대가 가동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각의 보일러 사이에 밸브가 설치돼 외형적으로는 독립된 보일러처럼 보이지만 실제 가동 시에는 모든 밸브를 개방해서 사용한다”며 “각각 독립된 보일러로 보려면 각 제어반에 의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밸브 개방시에도 서로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일러조합 측은 캐스케이드 방식으로 연결된 보일러의 합계 용량이 20만㎉/h가 넘는 경우 산업용 보일러와 동일하게 한국에너지공단의 열사용기자재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준 보일러조합 이사장은 “보일러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제조단계부터 용접검사와 구조검사, 설치 시 받는 설치검사를 비롯해 사용하는 동안에도 계속사용검사, 개조검사 등 단계별로 각종 검사를 받게 된다”며 “그러나 대기업은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방식으로 산업용 보일러 시장에 들어와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일러조합 측은 “대기업 보일러 업체가 자본과 영업력을 앞세워 상업·산업용 온수·난방 시장에서 현재와 같이 무검사 방식으로 캐스케이드 시스템을 늘려 나간다면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중소보일러 업계의 설 자리는 더욱 더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