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국회의원 정수를 10% 줄이자는 안을 제시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회의원 정수 축소라는 맞불을 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를 열고 “현재 대통령제에서라면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자는 게 한국당의 안”이라며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고 내손으로 뽑을 수 있는 국회의원 수를 조정해서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하자”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당은 당론이라고 할만한 선거제개혁안을 내놓지 않은 채 의원정수와 관련해선 현 300석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만 반복해 왔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안으로 제시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에 대해선 “내각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도 오로지 두 개 나라, 독일과 뉴질랜드만 채택한 제도”라며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 제도를 받아들인다는 건 윗도리는 한복, 아랫도리는 양복을 입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각제 개헌 없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할 수 없다”며 “내각제 개헌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여성 공직자 후보 추천 30% 권고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하는 것도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원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급한가”라며 “여당의 꼼수는 한마디로 기업을 죽이고 본인들이 칼을 차려고 하는 법안을 빅딜로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대상 삼는 법안은 경제 죽이기 법안, 국회선진화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 등”이라며 “30개월 동안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으면서 공수처를 설치한다는데 청와대가 칼을 차겠다는 것이다.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