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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기업 주가하락 '주의보'

"상당수 단기 차익만 노려" 비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기업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주주행동주의’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주주들이 단기 차익만을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 기준 각각 34개사와 32개사가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주주제안 안건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슈퍼개미로 불리는 약사 최은씨가 일동홀딩스(000230)에 돌연 경영참여를 선언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한진칼(180640)·한솔홀딩스(004150)·예스24·삼양식품·무학 등 다수의 기업이 주주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영참여를 비롯해 자사주 소각, 고배당 등을 요구하며 상장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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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들이 경영참여를 비롯해 자사주 소각 및 고배당 등을 요구하며 상장사들을 압박하는 경우가 잦다고 호소한다. 즉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요구가 잦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오히려 주주 전체의 이익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주식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주주제안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과 2018년에 주주제안을 주총에 상정한 기업 중 60% 이상이 주총소집결의일 대비 6개월 후 주가가 하락했다. 또 이들 기업의 주가하락률은 평균 10%에 달했으며 2017년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가 13%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 상승은 결국 회사 자체의 실적 개선이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주주행동주의 활성화 흐름에 편승해 일부 단기 차익만을 노린 주주제안 악용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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