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球都) 부산을 이끈 구덕야구장이 45년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 품으로 돌아간다. 변변한 체육·문화 시설 공간이 부족한 원도심 서구에 자리한 구덕야구장은 이번 단장으로 시민 건강은 물론 문화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구덕야구장과 실내체육관 등을 포함한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이 착공 1년 8개월 만에 완료됨에 따라 13일부터 무료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11일 밝혔다. 구덕운동장은 건립된 지 45년이 넘어서면서 많은 유지·보수비용이 발생하고 구조물의 안전성이 우려되는 등의 문제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2017년 6월 재개발사업에 들어가 구덕야구장과 실내체육관을 철거한 뒤 구덕운동장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준다는 취지에 맞도록 꾸미기로 하고 3만5,643㎡ 부지에 국비 31억5,000만원과 시비 78억5,000만원 등 총 110억원을 투입해 새로 단장했다.
특히 1971년 3월에 지어진 구덕야구장은 현재 사직야구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있었던 부산의 유일한 야구장이었다. 화랑대기와 부산시장기 야구대회 등이 열려 야구 꿈나무와 아마추어 야구인들의 ‘산실’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경남고 2학년이었던 고(故) 최동원 선수가 1975년 열린 제27회 화랑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준결승부터 재경기가 열린 결승전 2경기까지 3일 연속 완투하는 무쇠팔의 괴력을 보여준 곳도 바로 구덕야구장이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는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도 사용됐다. 팬들의 함성이 녹아 있는 해당 부지는 현재 생활체육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생활체육공원은 시민 건강을 위해 풋살장 2면, 테니스장 3면, 다목적구장 5면, 게이트볼장 2면, 농구장 1면 등으로 조성됐다. 이밖에 파고라, 주민 쉼터, 산책로 등도 들어섰다. 실내체육관 부지에는 200면의 주차장이 들어섰다.
이번에 개장하는 구덕운동장 체육공원은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구덕운동장)에서 직접 관리 운영한다. 종목별 선수나 단체 위주가 아닌 일반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다음 달 16일까지 무료로 시범 운영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관련 조례가 개정되면 게이트볼장과 농구장을 제외한 테니스장·풋살장·다목적구장에 대해서는 요금을 징수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반시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구덕운동장 체육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감에 따라 생활체육 활성화는 물론 시민들의 건강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