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해상환적' 석탄 밀거래에 무기판매시도... 北, 국제사회 기만

안보리 대북제재위 연례보고서

"영변 가동중...핵 프로그램 온전"

핵연료봉 인출·우라늄농축 포착

"金 벤츠·롤스로이스 제재 위반"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이원회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실린 영변 5MW 원자로 모습. 2018년 4월 촬영된 모습(위)은 비활성화 상태인 반면 같은해 5월초 모습(아래))을 살펴보면 연기가 피어오르고 석탄이 가득 적재된 탄광의 모습이 확인된다. /안보리 대북제재위보고서 캡처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이원회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실린 영변 5MW 원자로 모습. 2018년 4월 촬영된 모습(위)은 비활성화 상태인 반면 같은해 5월초 모습(아래))을 살펴보면 연기가 피어오르고 석탄이 가득 적재된 탄광의 모습이 확인된다. /안보리 대북제재위보고서 캡처



북한이 계속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뒤로는 핵무기 개발을 활발하게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북·북미 ‘대화 국면’을 틈타 핵무기 대량생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북한이 비핵화 진정성에 귀를 기울여온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는 12일(현지시간)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온전(remain intact)하다”며 “영변 핵 단지도 여전히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의 대량생산에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보고서는 “영변 5㎿ 원자로가 지난해 2월과 3·4월 중 며칠간, 9월과 10월 사이에 부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면서도 “한 회원국이 9~10월 중단 때 ‘사용 후 핵연료봉’ 인출이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플루토늄은 사용 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추출된다.


제재위는 “우라늄 광산이 있는 평산에서 지난해 토사 더미를 치우는 장면도 목격됐다”며 “우라늄 채광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봤다.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해 원심분리기를 구매한 아시아의 단체나 개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심분리기는 핵 무기용 HEU를 만드는 주요 장비다. 아울러 한 회원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북쪽 국경 인접 지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제재위에 통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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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말로는 비핵화를 외치지만 핵무기는 보유하면서 제재는 푸는 부분적 비핵화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제재는 받지 않는 파키스탄 모델을 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해상에서 선박 간 이전 방식을 통한 북한의 정유제품·석탄 밀거래가 대폭 증가해 대북제재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8월18일까지 최소 148차례에 걸쳐 환적 방식으로 정제유를 밀수입해 연간 수입 상한선인 50만배럴을 초과했다며 더 이상 정제유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재위는 북한이 무기수출 금지 제재도 위반해 예멘·리비아·수단 등에 판매를 시도했다고 짚었다.

이날 보고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벤츠 리무진, 렉서스 LX570, 롤스로이스 팬텀 등에 대해 사치품으로 명백한 유엔 제재위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벤츠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렉서스는 9월 평양정상회담, 롤스로이스는 10월 평양에서 포착됐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3일 일본이 올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했던 북한 인권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북일정상회담 등을 추진하기 위한 손짓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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