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시도 때도 없는 미세먼지가 우리의 따듯한 봄날을 빼앗아가고 있다. 농도 짙은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기분까지 우울하고 가슴도 답답하다. 이제 미세먼지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닌 심각한 재난이다. 국회에서도 지난 13일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병을 치료하려면 정확한 원인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 원인을 잘 알아야 이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는 국내외 요인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환경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적으로는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먼지가 전체의 38%로 가장 비중이 크고 수도권만 보면 경유차가 전체의 23%로 가장 비중이 크다. 국외 요인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환경과학원의 공동연구 결과 전체의 48% 정도를 차지하고 이 중 중국발(發) 먼지가 34%에 달한다고 한다.
먼저 국내 요인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 최우선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이 큰 경유차,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발생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건설기계 오염저감장치 부착, 수소차·전기차 보급 확대, 사업장에 감시장비 부착 등이 될 수 있다.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도 방안이 된다.
다음으로는 발생한 미세먼지에 대한 최선의 대처를 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저항력이 낮은 학생·노인·옥외근로자 등에 대해서는 외출 시 또는 실내에서의 노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마스크 및 공기청정기 보급 등을 시급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신체적인 면역력을 키우는 방안에 대한 연구, 식이요법 개발 및 산림자원·숲 등 식생을 활용한 자연적 정화 방법 등 새로운 시각에서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마스크를 실용적으로 개량하거나 공기청정기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의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관련한 새로운 산업 발전의 씨앗을 뿌릴 수도 있다. 그러면 미세먼지 위기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산업 발전의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국외 요인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한 미세먼지 측정 인프라를 조속히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다. 연구능력 확충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입증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적극 설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뿌연 하늘을 보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빼앗긴 봄을 되찾기 위해서는 조금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지금 바로, 즉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