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산업생산 증가율 10년새 최저] '트리플 쓰나미'에 실업률 급등…中, 악순환 늪 빠졌나

1~2월 소매판매증가율 8.2%

'바오류 수성 하한선' 턱걸이

무역전쟁 탓 수출 4.6% 줄고

기업 디폴트 규모도 작년 4배

실업률마저 5.3%로 치솟아

"무역협상 성공해도 반전 의문"




중국 경제가 내수 침체와 수출 감소, 디폴트(채무불이행) 증가라는 ‘트리플 쓰나미’에 갇힌 형국이다. 경기 활력이 쇠퇴하는 가운데 사회안정과 직결되는 실업률마저 급등해 중국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경기 둔화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르고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사수하려는 경제성장률 ‘바오류(保六·6% 이상)’를 위한 최저한도로 평가된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15년 만에 최저치인 8.1%를 기록한 이래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수출을 대신해 내수 경기를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와는 따로 가는 셈이다. 앞서 공개된 1~2월 수출 증가율은 -4.6%였다.


중국인들은 특히 자동차나 휴대폰 등 당장 급하지 않은 소비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월 자동차 판매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으며, 특히 휴대폰 판매량은 2월에 1,451만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9.9%나 감소했다. 이 밖에 의류(1.8%), 가전제품(3.3%), 담배·술(4.6%) 판매액도 역신장하지는 않았지만 평균 증가율에 한참 못 미쳤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국내 소비마저 부진하자 생산도 타격을 입고 있다. 1~2월 자동차 생산은 15.1% 급감했고 집적회로(-15.9%)와 스마트폰(-12.4%), 공업용 로봇(-11.0%), 옷감(-5.2%) 등의 생산 부진도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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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는 지난해의 4배로 급증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보험 전문회사인 코파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디폴트 규모가 160억달러로 전년의 4배에 달했으며 건수로는 3배인 119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올해 경기 전망 조사에서는 대상 기업들 가운데 59%가 올해 성장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18년 전 코파스가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성장 둔화를 전망한 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산업생산이 줄고 민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자리 부문 악화도 가시화하고 있다. 2월 기준 중국의 전국 도시 실업률은 5.3%로, 직전 통계가 나온 지난해 12월의 4.9%보다 0.4%포인트 급등해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 증가는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는 가운데 1~2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의식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무역협상에 성공하더라도 경기의 반전이 가능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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