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 거침없는 비난을 내뱉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유럽의회 최대 교섭단체인 유럽국민당(EPP) 의원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PP 그룹이 헝가리 여당 피데스를 쫓아내면 폴란드 극우 집권 여당 등과 손잡고 새 단체를 만들겠다고 했던 오르반 총리는 EPP 13개 정당 대표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피데스를 EPP에 남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유럽의회 의원들을 적들을 이롭게 하는 ‘쓸모 있는 바보’라고 불렀던 자신의 언론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표현이 거칠었다고 사과하면서도 정책을 비판한 것이지 정치인들을 겨냥했던 것은 아니라고 썼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는 EU의 정책을 비판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헝가리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하순부터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조지 소로스의 얼굴을 담은 대형 포스터를 곳곳에 설치하고 EU가 난민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헝가리계 미국인이자 유대인인 소로스는 헝가리에서 오랜 기간 시민단체들을 지원해오면서 오르반 총리에게 정적으로 낙인이 찍힌 인물이다.
피데스가 속한 EPP는 당장 캠페인 중단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헝가리 정부가 캠페인을 계속하자 이달 20일 피데스를 퇴출하는 문제를 놓고 회의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