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전용 헬기인 ‘닥터헬기’가 규정에 가로막혀 이착륙을 제때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뒤늦게 해결책 마련에 나선다.
18일 보건복지부는 닥터헬기의 원활한 이착륙을 위해 인계점 외에도 이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계점은 응급상황에서 닥터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사전에 지정한 공유지나 사유지다. 지난해 기준 전국 828곳이 있지만 야간에 이용 가능한 곳은 80여개에 불과하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닥터헬기가 이착륙장을 확보하지 못해 출동이 기각되거나 중단된 사례는 80건에 달했다. 이 중 49건이 착륙할 수 있는 인계점이 아니어서 환자를 제때 태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주차장 만차(11건), 행사 진행(8건), 제설 불량(6건) 등의 사유로 닥터헬기가 인계점을 확보하지 못해 출동을 포기했다.
중증 외상환자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 도입된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9월 2대를 시작으로 현재 6대가 도입됐다. 전문 의료진과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올해 아주대병원에 닥터헬기가 추가로 도입되면 전체 운용대수는 7개로 늘어난다. 하지만 닥터헬기 도입과 별개로 이착륙 규정이 까다로워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닥터헬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인계점이 중요하지만 정해진 인계점에만 착륙하도록 한 규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려면 야간에 주택가 한복판에도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