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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방한 'GIC' 광폭 행보...야놀자에 2,000억 베팅, SKT와 투자 협의 나서

지난 주 GIC 고위관계자 방한 후 야놀자 투자 논의

SK텔레콤도 GIC와 함께 투자 검토 시작

투자 규모 2,000~3,000억원선 유력…기업가치 1조 평가

시장 지배적 위치에 투자 결정

싱가포르투자청(왼쪽)과 야놀자 로고.싱가포르투자청(왼쪽)과 야놀자 로고.



세계적인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한국을 찾아 야놀자·SK텔레콤 등과 잇따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놀자와는 2,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SK텔레콤과는 야놀자에 대한 공동투자 협의뿐만 아니라 동영상 플랫폼인 푹(POOQ)과 옥수수의 통합법인에 대한 투자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조만간 착공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지에 대한 논의도 할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분석이다.

18일 IB 업계에 따르면 GIC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직접투자부문 대표가 지난주 방한해 야놀자를 비롯한 SK텔레콤 등 여러 곳을 연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놀자와는 최소 2,000억원 규모의 투자 논의를 마쳤다. GIC는 SK텔레콤 인사들과 만나 야놀자의 공동투자 방안도 협의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GIC 고위인사들이 야놀자·SK텔레콤 투자 관련 부서와 접촉하며 실제 투자 논의를 진행했다”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나오는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GIC는 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 위주로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투자도 국내 온라인 여가·숙박 시장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평가다.


야놀자는 모바일 기반 여가·레저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2015년 설립된 후 모바일 시장 성장세를 타고 매출 성장률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2014년 20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1,005억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추정 매출액은 1,8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물론 당사자들은 최종투자를 매듭짓기까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야놀자에 대한 투자설이 나왔을 때, 야놀자 측은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 야놀자의 주요 기관 주주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SL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야놀자의 주요 주주인 VC 관계자는 “GIC의 이번 거래는 전적으로 야놀자 측에 맡긴 상황”이라며 “야놀자와 GIC가 거래 규모와 밸류를 정하면 주요 주주들이 이에 맞춰 구주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VC는 전체 지분 매각보다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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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C의 국내 투자 행보가 거침이 없다. 과거 상업용부동산 건물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었는데, 100조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무기로 스타트업은 물론 물류까지 투자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GIC는 지난해 세콰이어캐피탈, 힐하우스캐피탈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VC)과 함께 배달앱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에 3억2,000만달러(약 3,611억원) 투자를 집행했다. 동탄 물류단지는 6,400억원에 인수했다.

GIC는 올해도 야놀자 뿐만 아니라 굵직한 투자를 단행하거나 협상하고 있다. 업계는 GIC의 고위층이 방한한 만큼 SK텔레콤이나 현대자동차와 접촉해 어떤 투자를 이끌어 낼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동영상 플랫폼 푹(POOQ)과 옥수수의 통합법인에 대한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적이 나지 않는 옥수수와 푹의 통합법인에 대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는 대부분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GIC 등 대형 외국 기관들 위주로 투자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상업용빌딩 투자 논의도 빼 놓을 수 없는 대상이다. GIC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빌딩에 4,100억원 투자했고, 최근에는 SKD&D와 2,500억원 규모로 수유역 민간임대주택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런 탓에 현대차그룹의 GBC에 대한 투자논의나 투자설명을 들을 것이라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임차인 걱정이 없는 GBC는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이라면서 “GIC가 방한을 했다면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박호현·김연하 기자 greenlight@sedaily.com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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