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동맹국에 이어 남미까지 확대됐지만 세계 각국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이 워싱턴 DC에서 브라질 관료들을 만나 5G 기술의 선두주자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안보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로이터는 “19일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5G 문제가 안보, 국방, 통상 현안 가운데 주요한 논제로써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미국 고위관리는 “브라질 관리들이 여러 다른 회의를 통해 안보, 정보수집 문제 등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5G 전산망이 불러올 결과, 솔직히 얼마나 위험한지, 국내에서 어떻게 안보가 저해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화웨이가 5G 전산망을 활용해 서방을 감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화웨이가 자사 장비에 ‘백도어’(인증받지 않고 전산망에 들어가 정보를 빼돌릴 장치)를 만들어뒀다가 나중에 중국 정부나 공산당의 지령에 따라 기밀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설득에도 브라질 측은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 브라질 관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미국과 중국의 화웨이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브라질에서 화웨이에 대한 어떤 장벽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화웨이의 안보 위협을 강조하며 세계 각국에 화웨이 장비의 전면적 사용금지를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도 화웨이에 대해 미국과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영국은 “정보기관으로부터 화웨이 장비를 전면 퇴출할 필요는 없다”며 거리를 뒀으며 또 다른 동맹인 독일도 “자국 법규에 어긋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중동의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의 만류에도 최근 기간 통신시설 구축을 위해 화웨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필수장비 수출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