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한국의 핵심 지식재산(IP) 확보 건수가 선진국과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가 미래 기술 분야에서 특허를 촘촘하게 심어놓고 있어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한국 산업계는 설 땅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관련 시리즈 5면
19일 산업계와 특허청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프린팅, 지능형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 특허 중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이 인정한 ‘표준특허’ 수는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이 95건으로 미국의 1,508건에 비해 크게 적었다. 일본(336건), 독일(285건), 프랑스(220건) 등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하다. 미국의 6%선에 그칠 뿐만 아니라 일본·독일·프랑스의 2분의1~ 3분의1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지식재산의 현실이 ‘속 빈 강정’과 다름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경제 규모당 또는 인구당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1위다.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0억달러당 내국인 특허 출원 건수는 86.1건으로, 중국(58.7건), 일본(58.7건), 미국(16.6건)을 큰 차이로 제친 세계 1위이고 인구 100만명당 특허 출원 건수도 3,189건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그럼에도 특허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낮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준상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로 작용하는 반면 저개발국에서는 이러한 지식재산권이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는 시기에는 혁신에 대한 정책적 보조와 정부 규제의 보완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