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 확장을 꺼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오랜 동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7개국(G7)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결정한 이탈리아가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마병 호위 등 왕에 버금가는 최고의 의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이 탄 리무진 차량은 전날 이탈리아 기마병의 호위를 받으며 대통령궁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해외 원수에 대한 의전으로 기마병 호위를 제공한 것은 지난 2013년 자진 퇴위한 명예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0년 대통령궁을 방문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2009년 7월 후진타오 당시 주석이 기마 의장대를 사열한 적이 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 코리에레델라세라는 ‘로마의 시진핑: 왕에 걸맞은 의전’이라는 기사를 실으며 “시 주석이 탄 리무진이 기마병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대통령궁에 도착한 것은 보통 한 국가의 군주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예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중국에서 불법으로 유실된 796건의 문화재 반환을 약속하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5,000년 역사를 관통하는 유물이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탈리아가 이처럼 시 주석에 대한 대접에 공을 들이며 융숭한 잔칫상을 차린 것은 이탈리아가 처한 정치·경제적 사정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두 번째로 막대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고 소비시장인 중국과의 경제적 유대 강화를 통해 EU 최저 성장률에 그치고 있는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