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운명 걸린 ‘특검 수사’ 22개월만에 종료, 정치적 후폭풍 거세지나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맥린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서고 있다./맥린=로이터연합뉴스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맥린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서고 있다./맥린=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운이 걸린 ‘러시아 스캔들’ 관련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가 22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마무리 됐다. 이제 관심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전달 된 특검 보고서에 담긴 수사 결과와 이에 따른 정치적 파장에 쏠리고 있다.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얼마나 공개할지와 이를 두고 민주당과 트럼프 측이 어떤 대응 방안을 꺼내 들지도 관심사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된 수사 결과 보고서를 두고 민주당과 트럼프 측이 각각 다른 이유로 정치적 희망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법무부를 상대로 보고서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바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 수사 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의회와 공유할지를 두고 검토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검이 수사결과를 직접 발표하지 않고 수사 보고서를 법무장관에 건네고 법무장관이 이를 어느정도 공개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앞서 22일 바 법무장관은 상·하원 정보위원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특검 보고서를 받았으며 곧 의원들에게 핵심 결론을 공유하려 한다”면서 “뮬러 특검 및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과 보고서의 어떤 부분을 의회와 대중에 공개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 보고서 공개 범위가 바 법무장관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에 야당인 민주당은 전체 보고서뿐 아니라 관련 증거자료까지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기소라는 결론까지 이르지 않았더라도 보고서 내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 하원은 앞서 지난 14일 특검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고, 모든 자료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20명, 반대 0명으로 가결했다.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지 않을 경우 의회와의 전면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하원이 뮬러 특검이나 수사관들을 의회에 세워 수사 결과 공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을 내고 “보고서와 (수사 결론 도출에 적용된) 문서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유력 대선 후보들도 수사보고서 공개 압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로 꼽히는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은 “우리는 외국 정부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훼손 시키려 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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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측은 특검의 추가 기소가 없을 것이라는 소식에 반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AP통신은 미 법무부의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뮬러 특검이 어떤 추가 기소도 권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 제출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범죄 모의 의혹에 대한 어떤 공개적인 기소도 없이 수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AP는 설명했다. 또 특검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거명되더라도 기소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혐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대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데이비드 보시는 워싱턴포스트(WP)에 “추가기소가 없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2년의 임기를 허위의, 조작된 러시아 공모 스토리 아래서 보냈다”고 말했다.

WSJ도 “특검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것처럼 러시아와의 결탁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2020 재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선거용 실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맹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보고서가 제출되자 침묵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로 이른 아침부터 트윗을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이날은 트위터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제출된 다음날인 23일 아침부터 개인별장인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 있는 골프장으로 향했다.

외신들은 아직 수사보고서의 핵심 결론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한편 특검보고서 제출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골프장으로 향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량 행렬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나오고 있다./웨스트 팜 비치=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량 행렬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나오고 있다./웨스트 팜 비치=AP연합뉴스


한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맹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보고서가 제출되자 침묵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로 이른 아침부터 트윗을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이날은 트위터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제출된 다음날인 23일 아침부터 개인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의 골프장으로 향했다.

외신들은 아직 수사보고서의 핵심 결론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한편 특검보고서 제출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골프장으로 향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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