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커지는 R포비아]제조업 부진·정치리스크 겹쳐 '캄캄'...濠 10년물 금리도 역대최저치 급락

"이번주 나올 각국 경기지표가

글로벌경기 점칠 가늠자 될 것"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25일 아시아 시장으로 번진 가운데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앞에서 한 시민이 증시 폭락을 나타내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25일 아시아 시장으로 번진 가운데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앞에서 한 시민이 증시 폭락을 나타내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지난 22일 주요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면서 (향후 증시에 대한) 안일한 생각이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지난주 말 불거진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25일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이 요동치자 홍콩 소재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의 마르셀라 초우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독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미국 등이 예상외로 부진한 제조업 경기지표를 공개한 가운데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마저 역전돼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부쩍 힘이 실리면서 공포감이 아시아 시장을 뒤덮었다는 것이다. 경기 불안감 속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이날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는 주가지수가 줄줄이 급락하고 장기 국채 가격과 금값. 엔화 가치 등이 급등했다.


호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가격 상승)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달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에서 중립으로 기조를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시장에서는 경기방어를 위한 금리 인하를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이날 -0.095%까지 곤두박질치며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미국의 장단기 금리와 유럽의 부진한 PMI 수치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서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 속에 글로벌 장기 금리 하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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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정국 혼란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교착 등 글로벌 정치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경제를 짓누르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은 제2 국민투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고 미중 무역협상은 앞서 다음달 말로 거론되던 타결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버리고 안전자산으로 옮겨갔다”며 “글로벌 경제성장을 둘러싼 우려의 상당 부분은 영국과 중국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 속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올해부터 금리를 다시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연준이 한 차례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7.2%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금리 인하 가능성은 11%에 불과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주 나올 경기지표가 글로벌 경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오는 28일 나오는데 JP모건체이스의 예상치는 1.8%로 지난달 나온 잠정치(2.6%)보다 크게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영국·프랑스 그리고 캐나다의 지난해 4·4분기 GDP는 글로벌 경기가 일시적으로 하강하는지, 아니면 심각한 상황으로 가는지를 확실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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