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 혐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맞불 특검’까지 거론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특검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매우 사악한 일, 매우 매우 나쁜 일들을 한 사람들이 저 밖에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반역적 처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상을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특검 수사를 독려하거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라건대 우리나라에 그러한 해를 끼친 사람들은 분명히 수사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시작된 근원에 대해 특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상대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는 물론 그 당시 트럼프 캠프 외교고문이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시영장 발부를 들여다볼 때라고 강조했다. 당시 연방수사국(FBI)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감시영장을 발부받는 데 민주당 쪽이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트럼프 X파일’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이 X파일을 토대로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특검 수사가 이어졌다. 그레이엄 위원장은 상원 법사위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특검 임명과 무관하게 필요하다면 소환권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도 특검보고서를 빨리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차단하며 반격에 힘을 보탰다. 로이터는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특검보고서의 신속한 전면 공개를 위해 결의안을 통과시키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참모진도 이른 아침부터 생방송 인터뷰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에게 지난 몇달간의 비난을 퍼부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과 진보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언론과 민주당은 대통령을 외국 정부의 요원으로 칭해왔다”면서 맹비난했다.
트럼프 측의 이 같은 반격을 두고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 보고서를 ‘민주당과 미디어와의 전쟁’에서 무기화해 활용하고 있다”며 “자신을 희생양이라 칭하며 ‘공모 없음’이라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