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학의 사건’ 좌천성 인사 의혹…'박근혜 청와대' 인사에도 개입했나

수사당시 4개월만에 보직 바뀌고 외근형사가 지원부서 발령…일선 쫓겨나기도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수사에 참여했던 일부 경찰관들이 수사를 전후해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3년 3월 초 경찰은 김 전 차관 관련 첩보를 확인하고, 같은 달 중순께 특별수사팀을 꾸려 내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어 이성한 청장이 취임한 이후 4월 단행된 첫 인사에서 수사 지휘라인이 모두 바뀌었다. 본청 최고 수사책임자인 수사국장(치안감)부터 2인자인 수사기획관(경무관), 수사 실무부서장이던 범죄정보과장과 특수수사과장(총경)이 당시 인사에서 교체됐다.


이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경찰 정기 인사시즌인 매년 11∼12월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임 청장이 취임하면 조직 쇄신 차원에서 지휘부 일부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 사건 수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단행된 인사치고는 많은 자리가 바뀌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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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찰청 계장급에 해당하는 경정들은 통상 한 보직에서 여러 해 근무하며 승진을 노리는 경우가 많고 보직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과(課)를 옮기는 일도 흔하지 않은데, 당시의 인사에서는 두 사례가 모두 있었다. 수사기획관이었던 이세민 경무관은 보직발령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경찰청 부속기관으로 전보됐다. 경무관 승진 이후 본청에서만 2번째 보직이었지만, 이후 그는 본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부속기관 등을 전전하다 결국 승진하지 못한 채 옷을 벗었다. 수사팀장으로 실무를 총괄했던 당시 경찰청 수사국 소속 A경정도 수사가 끝난 이후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 외근형사 경력이 대부분이었던 그는 본청 범죄정보과에서 범죄첩보 수집 업무를 담당했지만, 이듬해 초 인사에서 수사 지원부서로 발령돼 3년여간 근무했다. 특히 A경정은 본인이 수사 외근부서에 계속 남기를 원했음에도 지원부서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범죄정보과 출신 한 경찰관은 26일 “수사외근들은 통상 계속 외근부서에서 일하다 승진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범죄정보과에서 자리를 옮긴다면 성격이 비슷한 특수수사과나 지능범죄수사대 정도일 것”이라며 “지원부서 이동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사 초기 청와대에서 경찰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전날 곽상도 민정수석 등의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관들의 이례적인 인사에도 청와대가 관여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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