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차세대 반도체·수소에너지·디지털 헬스케어...100대 핵심기술 키운다

산업부 ‘제7차 산업기술혁신계획’ 확정

산업계 난제 도전 '알키미스트' 본격 가동

향후 7년간 과제당 총 300억원 '파격 지원'




정부가 차세대 반도체, 수소에너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100대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적극 육성한다.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도전하는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도 본격 착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제7차 산업기술혁신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향후 5년간의 산업 기술 연구·개발(R&D) 중장기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 계획과 제도 운영 방향이 담겨 있는 법정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미래 산업 R&D 투자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미래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 등을 고려해 5개 영역에서 100대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편리하고 안전한 미래 수송 분야에는 △전기수소자동차 △자율주행차, 개인맞춤형 스마트 건강관리 분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맞춤형 바이오 진단·치료 등이 선정됐다. 스마트하고 편리한 생활 분야에는 △스마트 홈 △서비스 로봇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쾌적하고 스마트한 에너지·환경 분야에는 △수소에너지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향상 △원자력 안전 및 해제 분야 기술 등이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수요자 맞춤형 스마트 제조 분야에는 △첨단 소재 △차세대 반도체 △스마트 산업기계 등이 선정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정된 기술 분야 중에서도 현재 R&D 규모와 투자 증가율을 기준으로 향후 정부의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며 “가령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경우 필요한 예산 규모는 매우 크지만 현재 예산 규모가 작기 때문에 투자 증가율과 투자 금액을 대폭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업계 최대 난제에 도전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하고, 이날 난제 발굴을 위한 ‘그랜드 챌린지 발굴위원회’ 출범 행사를 가졌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그리스 시대에 철로 금을 만들려던 시도가 비록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을 발견해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것에 착안했다. 총 60인으로 구성된 그랜드챌린지 발굴위원회가 자동차, 로봇, 첨단장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향상 분야에서 최고난도 기술개발 과제를 선정하면 향후 7년간 과제당 총 300억원이 지원된다. 과제 선정방식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3개 내외의 기관에 선행연구를 지원한 뒤 연구 성과가 우수한 1개 기관을 최종 선발해 본연구를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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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지원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플러스 R&D’ 제도도 도입된다. 과제 수행자를 선정할 때 기존 기술을 활용해 가장 빨리 기술 개발을 완료할 수 있는 연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기술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데이터 기반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제조업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율차·전기차 등 10대 표준화 분야에서 국제 표준 300종·국가표준 300종 개발도 추진한다. 기업이 공공기술을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실시 기준을 명확히 해 공공기술의 기업 이전도 촉진한다. 보통 통상실시권이 부여된 기술은 경쟁 업체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기업들은 ‘전용실시권’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기술은행에 등록한 뒤 1년 내 통상 실시 요구자가 없으면 전용실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도심 내 수소충전소 설립을 가능하게 했던 규제 샌드박스 제도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계획을 통해 현재 8.5%에 불과한 주력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3년 12%까지 끌어올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R&D 투자 비중을 3.6%에서 4.3%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기술 R&D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창출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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