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를 두고 “(자유한국당이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느냐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에 “사실 지금 한국당에서도 김 전 부총리를 고발해놓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대통령과 전·현직 부총리가 사무관 하나를 매도하고 있다”는 유 의원의 지적에 대해 “신 전 사무관도 저희 기재부 후배이기 때문에 저도 안타깝다”며 “저도 고발 취하하는 문제를 굉장히 많이 검토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이 김 전 부총리를 고발해 병합 심리 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와 김 전 부총리 고발은 별개의 일”이라며 “국가부채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인데 우리가 왜 취하를 하느냐”고 잘라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는 나 의원에게 “자유한국당은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고발을 취하할 의사가 있느냐“고 역으로 질의했다가 기재위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후 보충질의에서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당과 거래 없이)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용기 있게 철회할 소신이 없느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제가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와 불필요한 적자 국채 발행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기재부는 이에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뒤이어 자유한국당도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의 사실 여부를 밝히겠다며 김동연 전 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직권남용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고발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