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를 하고 피해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2013년 경찰 내사과정에서 전직 경찰 고위간부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려 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발견됐다.
27일 한국방송(KBS)이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윤씨는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2013년 초 전직 경찰 고위간부에게 전화해 이른바 ‘별장 동영상’의 회수 여부를 물었다.
윤씨는 통화에서 이 간부에게 “테이프는 제가 신경 안 써도? 그거 괜찮겠죠? 그 테이프. 아니 저 CD.”라며 동영상 존재를 언급했다.
이 간부가 “모르겠다”고 하자 윤씨는 “아니 그거 회수 안 했어요?”라며 경찰을 상대로 증거 인멸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추측케 하는 발언을 했다.
윤씨는 또 이 간부가 “본인이 찍은 걸 알아요? 김학의가?”라고 묻자 “알아요 알죠. 같이 찍은 거에요 같이. 내 것도 찍고 서로가. 사연이 있어요. 그거 남기게 된. 여자 하나 잘못 만나서 내가 이번에 아주.”라며 김 전 차관과 함께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녹음파일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동영상 촬영여부는 물론 윤씨와의 관계조차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결정적 정황증거가 될 전망이다.
이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녹음파일이 확보되는 대로 검토를 마친 뒤 전직 경찰 고위간부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