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지금 중국은] 소수민족 통합 공들이지만…본토-지역 '분열의 씨앗'으로

<7·끝>티베트·홍콩 등 중국화의 역풍

티베트·신장위구르, 분리독립 요구

주중 美대사관 테러 등 저항 거세

홍콩은 '웨강아오대만구' 건설에

"일국양제 시스템 흔들린다" 반발

프랑스의 티베트 공동체 사람들이 지난 3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항의하며 달라이 라마의 초상을 들고 파리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프랑스의 티베트 공동체 사람들이 지난 3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항의하며 달라이 라마의 초상을 들고 파리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1. 지난 3월28일 오전10시(현지시각)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티베트 통치(중국명 민주개혁) 60주년 기념식이 중국중앙방송(CCTV)으로 중계됐다. TV에 비친 티베트인들의 피로감은 표정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지리상으로는 2~3시간 정도 시차가 발생해 당시 라싸는 사실상 오전7~8시였다. 군중이 새벽부터 동원됐다는 이야기다. 통일적 통치를 위해 중국 판도 전역을 단일시간대로 묶어놓은 상태에서 베이징 시간을 기준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2. 베이징 시내 모든 지하철역의 출입구에는 공항 같은 검색대를 두고 지하철을 타는 모든 시민의 가방검색과 몸수색을 한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면 입구에서부터 수십 미터씩 줄을 서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다. 한 시민은 “(위구르인 등)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불편과 비용 지출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중국몽’과 ‘중화부흥’ 실현을 목적으로 ‘비(非)한족 소수민족’ 지역과 홍콩·마카오에 대한 중국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지역민들의 반발과 함께 본토의 중국인들에게도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서로가 믿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1959년 점령한 티베트의 경우 ‘민주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안정적인 통치에 성공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공개한 백서에서 티베트가 큰 발전을 이뤘다고 자화자찬했다. 지난해 티베트의 국내총생산(GDP)이 1,477억위안으로 1959년 1억7,400만위안에 비해 191배나 급증했다는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반면 이번 백서는 인도에 망명해 있는 달라이 라마를 의도적으로 무시해 주목을 끌었다. 앞서 2009년의 50주년 백서에서는 “중앙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애국적인 자세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적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니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티베트 전문가인 장자오융은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가능성을 더는 강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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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 지역은 테러 등 직접적인 저항이 신경 쓰인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의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반체제 세력은 철저히 봉쇄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식 유라시아 경제블록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서는 위구르 지역 개발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다만 100만명 재교육수용소 논란은 다소 후퇴한 상태다. 지난해 중동과 아시아 외교단을 이 지역에 초청한 데 이어 올해는 유럽 외교단에도 초청 공문을 보냈다. 다만 유럽 외교단은 현지 방문 시 행동의 전면적인 자유를 요구하면서 일단 거부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의 선전 자료로 이용당하기 싫다는 이유다.

몽골족이 사는 네이멍구 지역은 그나마 안정돼 있다. 비한족 소수민족 지역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시작된 5년 임기의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의 소속 지역(지역구)으로 네이멍구를 선택했다. 또 양회 기간에 네이멍구 대표단과 회의를 갖고 지역의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를 치하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7월 주중 미국대사관 앞에서 네이멍구 출신의 테러가 발생하는 등 긴장은 여전하다.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는 새로운 긴장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웨강아오대만구’를 건설하면서 당초 영국으로부터 반환 때 자치를 약속한 ‘일국양제’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콩이 사실상 중국 남부경제권에 흡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콩 야당인 민주당은 “본토 도시들은 발전할 수 있을지 몰라도 홍콩의 장기적인 이익에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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