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의 일상화에다 최악의 미세먼지까지 불어닥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미국 2개 제약사가 양분해오던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내고 진검승부에 나선 것이다.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2013년 211만8,931명에서 2017년 232만9,500명으로 4년 만에 9.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숫자는 2014년 214만7,584명, 2015년 216만7,968명, 2016년 224만4,627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의 기능 이상으로 눈물 생산이 줄어들어 안구가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건조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눈이 자주 시리며 뻑뻑하고 이물감이나 건조감 같은 자극을 느끼게 된다. 또 눈이 쓰라리거나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을 받으며 안구표면이 쉽게 손상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 같이 봄철 황사에다 미세먼지까지 겹쳐 공기 질이 나빠지면서 안구건조증은 현대인들에게 일상이 돼 버렸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2014년 21억5,000만달러(2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4년 45억9,000만달러로 연평균 7.9%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앨러간의 ‘레시타시스’와 샤이어의 ‘자이드라’ 2개에 불과하다. 지난 10일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안구건조증 치료 바이오신약 ‘HL036’의 미국 임상 3상에 들어갔다. HL036 점안액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자극감, 이물감 등의 증상을 느끼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이다. 안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 알파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있다. 유유제약도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펩타이드 기반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YY-101’의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준비 중이다. 주성분인 콜라겐 타입 펩타이드는 연골 세포 유래 세포 외기질에서 분리된 물질로, 1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트리비앤티도 지난달 12일 안구건조증 신약 ‘RGN-259’의 미국 임상 3상을 수행하기 위해 안과전문 임상수탁기관 ‘오라’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안구 건조증의 증상 완화에만 초점을 맞춘 치료제밖에 없어서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좁았다”며 “앞으로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더욱 바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