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디어라도 세계에서 첫 번째일 확률은 0.0001%도 되지 않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타인과 공유하세요.”(차영준 ODK미디어 대표)
2일 경기 성남에 자리한 네이버그린팩토리 컨퍼런스홀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에 참석한 연사들이 전하는 창업 스토리와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수백 명의 관객들이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찼다.
첫 번째 연사로 무대에 오른 차영준 ODK미디어 대표는 ‘ODK미디어와 함께한 지난 7년을 돌아보며’를 주제로 창업 계기와 성장 과정 등을 전했다. ODK미디어는 2011년 설립돼 방송사의 콘텐츠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차 대표는 “과거 할리우드 스튜디오, 전 세계의 방송국과 함께하면서 얻은 경험이 한국 미디어나 콘텐츠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 만들어진 좋은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는 것을 보고 바꿔야겠다고 생각해 창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디어를 혼자 고민하기보다 타인과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 대표는 “내 아이디어를 공유해도 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것이 전 세계에서 첫 번째일 확률은 0.0001%도 되지 않는다”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더 많은 피드백을 받고 관심 있는 이들로 인해 이야기가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창업가를 위한 조언도 건넸다. 차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라며 “바다를 알아가는 거북이처럼 명확한 목적을 갖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실패해도 끊임없이 달려가야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올거나이즈(Allganize)의 이창수 대표는 시장 트렌드 파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통상 창업을 할 때 ‘내가 잘하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의 교차점을 찾으려고 고민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원한다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메가트렌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AI 기업을 설립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말한 것처럼 AI로 모든 산업이 재정의되고 있다”며 “AI는 모든 산업을 바꾸고 우리는 그로 인한 충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따라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강현실(AR) 솔루션 스타트업인 스페이셜(Spatial)의 공동창업자인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창업에서 타이밍보다 자신의 색깔을 찾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CPO는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홀로렌즈2’를 발표할 때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1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느라 고민했고 2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30대인 지금은 잘하는 것으로 세상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마켓타이밍보다 내가 믿는 미래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지를 충분히 고민한 뒤 창업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