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에 당분간 상당한 경기부양책 유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하며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는 2018년을 총괄하는 ECB 연례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같이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다가오는 해로 눈을 돌리면, 중기적으로 내부 물가상승 압력을 확실히 구축하기 위해 경기를 부양할 상당한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게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정학적 요인, 보호무역의 위협, 신흥시장의 취약성과 관계된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는 점을 고려해 유로존의 통화정책 시행은 계속 인내, 신중, 끈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은 ‘노딜 브렉시트’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영국의 상황과 이란 제재에 반발하는 유럽을 포함한 교역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 검토 등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로존 경제를 주도하는 독일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자동차 고율 관세를 추진하며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을 견지하는 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도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준비 태세를 강조했다.
귄도스 부총재는 “글로벌, 유로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시점”이라며 “리스크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노딜 브렉시트 때문에 유로존 경기가 둔화하다가 하강기로 전환할 때 하강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매년 주로 4월에 유럽중앙은행제도(ESCB)의 임무, 활동, 통화정책을 설명하는 보고서를 발간해 유럽의회에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