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KB은행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별도의 검사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확정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윤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상 연례 업무설명회(FSS SPEAKS 2019)’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먼저 KB은행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대출논란과 관련해 “아직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특별검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변인이 26억원에 이르는 흑석동 상가 매입 과정에서 자신의 고교후배가 지점장으로 있는 KB은행 지점에서 10억원에 이르는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이에 대한 조사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윤 원장은 최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과 관련한 제재안에 대해서도 최선의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의 징계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있었고, 그걸 수용하는 과정에서 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시장에는 나름대로 시그널(신호)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징계 수위의 변경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아직 (심의안의) 결재는 안했지만, 제재심의 의견을 존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에 “‘책임혁신’과 ‘금융포용’이라는 감독 당국의 기조에 맞춰 국내 금융 산업에 건강한 새 바람을 불어넣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책임혁신과 관련 “금융권은 혁신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패러다임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혁신이 예기치 않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거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혁신 과정에서 촉발된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금융의 사회적 역할이자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길”이라는 말로 금융포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올해 금융시장 환경 변화와 감독·검사 방향, 핀테크 산업 현황과 활성화 전략 등이 논의됐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은행, 보험회사, 금융투자회사 등 권역별 금융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했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