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을 조롱하는 합성 동영상을 퍼나르며 잠재적 경쟁자 견제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15초짜리 동영상에는 소파에 앉아 발언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뒤에 또 다른 바이든의 합성 이미지가 나타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해명 영상을 조작한 것이다.
영상에서 ‘가짜’ 바이든은 ‘진짜’ 바이든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등 뒤에서부터 머리 뒤쪽까지 자신의 코를 비비며 머리카락 냄새를 맡는 제스추어를 보여준다. 이는 지난 2015년 애슈턴 카터 당시 국방장관 취임식에서 바이든이 카터 장관 부인의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주무르며 머리에 코를 갖다 대는 행동을 패러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000만 명에 육박하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이 영상을 공유하며 “돌아온 걸 환영한다 조!”라고 적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3일 밤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트위터에 먼저 올렸다. 영상을 만든 사람은 ‘CarpeDonktum’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처음 이 영상을 게시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 게시물을 리트윗하고 “당신은 언제나처럼 근무 중이고 대통령답다”며 트위터에 몰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았다.
한편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자신으로부터 불편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14년 네바다주 부지사 민주당 후보였던 루시 플로레스와 2009년 짐 하임스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에이미 래포스가 잇달아 바이든의 ‘부적절한 스킨십’을 폭로한 데 이어 WP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서도 비슷한 사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한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10명이 넘는 여성들로부터 성희롱 폭로를 당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과거 대선 과정에서 여성에게 억지로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의혹 등을 함께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