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걸프전이 남긴 사막 유출 원유, 30년의 세월을 읽다

KBSI 박문희·김영환 박사팀…유출원유 성분변화 분석

30년째 쿠웨이트 사막에 방치되어 있는 걸프전 유출원유의 풍화로 인한 성분변화 연구가 이루어져 전쟁으로 유출된 원유의 제거와 환경 복구에 필요한 중요 정보들이 제공될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생의학오믹스 연구부 박문희·김영환 박사팀이 경북대 화학과 김성환 교수팀,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강구영 교수팀,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 허만회 연구원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걸프전 유출원유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성분 변화를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쿠웨이트 버간(Burgan) 지역의 오염토양에서 깊이별로 채집된 시료를 분석한 연구팀은 사막의 높은 표면 온도로 인한 기화현상과 햇빛에 의한 광분해로 인해 유출원유가 산화되면서 독성을 지닌 환경 오염물질인 분해산물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원유의 해양 유출 사고와 비교해 화학적 변화가 적은 것을 확인했는데 사막의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해양환경에 비해 미생물분해 등 다른 요인에 의한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원유 뿐 아니라 풍화로 생긴 분해산물들 중에도 환경오염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을 제거하고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유출원유의 화학적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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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이라크의 전쟁배상금을 활용해 ‘Kuwait Environmental Remediation Program (KERP)’을 추진하는 등 걸프전으로 인한 원유유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번 연구성과가 토양오염 복원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KBSI와 경북대 연구팀은 유출된 유류 성분의 동정과 성분들의 화학적 변화를 분석했고 한국외대는 쿠웨이트 유정의 시료 채취를, UC Riverside는 화학적 조성 결과의 통계적 분석을 맡았다.

성분 분석에는 KBSI 생의학오믹스연구부의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라피/고분해능 질량분석기와 경북대의 초고분해능질량분석기가 활용돼 복잡한 성분을 지닌 원유의 성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SI 김영환 박사는 “걸프전 유출원유 외에도 다양한 유출 원유 성분을 확인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환경 오염물질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들의 변형 및 유해성을 예측할 수 있는 분석법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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