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장부가 공개되면서 세계 최고의 알짜기업으로 인정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회사채에 750억달러(약 85조9,0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아람코의 첫 채권 발행에서 회사 측의 목표치인 10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주문이 쇄도했다고 보도했다.
첫 채권 판매가 대공을 거두면서 아람코는 물론이고 사우디로서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한때 형성됐던 투자 위축 분위기가 반전했다.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가이던스에 따르면 3∼30년 만기 6종으로 발행된 아람코 회사채의 금리는 사우디 국채 금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10년 만기채에는 미국 국채보다 1.25%포인트 높은 금리가 제시됐다. 사우디 국채가 미국 국채와의 1.27%포인트 금리 차에 거래된다는 점에서 국채보다 오히려 낮은 금리다. 5년물은 사우디 국채보다 0.27%포인트 높지만 주문이 몰리는 채권의 금리는 가이던스보다 낮아지는 것이 보통이므로 실제 금리는 그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 회사채의 최종 발행 가격과 규모는 9일 판매 종료 이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국영기업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은 드문 일로 양질의 증권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채권 발행을 앞두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 분석에 따르면 아람코는 지난해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2,240억 달러(256조원)로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