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5세대(5G) 스마트폰이 다음 달 미국 시장에 상륙한다.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 아이폰 5G 모델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모토로라 ‘Z3’의 경우 별도 5G 모뎀을 끼워야 하는 불완전한 형태여서 미국 초기 5G 시장을 국내 제조사들이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16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갤럭시S10 5G’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오는 18일부터 현지 사전 예약도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오는 19일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국내 출시한 뒤 다음 달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통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미국 출시 시점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프린트는 다음 달 미국 애틀랜타와 시카고, 댈러스, 캔자스시티에 5G를 상용화하고 하반기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D.C. 등으로 확대한다고 앞서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점차 다른 통신사로 제품 공급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양사 5G 스마트폰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당분간 독점적 지위를 누릴 전망이다. 버라이즌이 지난 4일 5G 상용화 때 출시한 스마트폰은 모토로라 ‘모토 모드’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모토 Z3’에 5G 통신용 모뎀을 따로 끼워야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실상 5G 전용 단말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시장 1위 사업자인 애플은 이르면 내년, 늦으면 2021년에야 5G용 아이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애플의 경우 퀄컴과의 분쟁으로 인해 5G 모뎀칩을 제대로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중국 화웨이나 샤오미가 5G 폰을 내놓을 수 있지만, 이 제조사들의 경우 미국에 정식 출시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독무대와 다름없다. 특히 중국 제조사는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지난해 점유율은 애플이 38.0%로 1위였고 삼성전자(26.5%), LG전자(15.9%) 순인데 지각변동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이용자들의 단말기 선택 폭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혁신 제품으로 이미지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 기반을 다질 기회”라고 분석했다.
실제 다음 달 출격하는 양사 스마트폰 모두 최신 제품답게 기존 기기 대비 우월한 성능을 갖췄다. 갤럭시 S10 5G는 갤럭시 S10 시리즈 중 가장 큰 6.7인치 디스플레이에 전면 듀얼(2개)·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도 5G 버전으로 우선 국내 출시 예정이다. LG전자 ‘V50 씽큐’는 6.2인치 크기의 듀얼 스크린을 자유롭게 부착하거나 떼어내 일반 스마트폰과 폴더블폰을 둘 다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