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인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시설물 975곳 가운데 81곳을 존치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 용역 결과가 나왔다. 존치할 시설물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사우스포스트벙커’, ‘일제 위수감옥’, ‘일본군 병기지창 무기고’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보고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국가공원으로 조성할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의 시설물 활용과 관련 지난해 연구용역을 마치고 결과가 일부 공개됐다. 연구용역 보고서는 전체 시설물 975곳 가운데 81곳은 존치하고, 841곳은 철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나머지 53곳은 판단을 유보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존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 받은 시설물은 사우스포스트벙커, 일제 위수감옥, 일본군 병기지창 무기고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포스트벙커는 용산기지 서남쪽에 위치해 있고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방공 작전실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일제 위수감옥은 용산기지 내 둔지산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이다. 감옥을 둘러싼 붉은 색 벽돌담장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보존 상태가 좋다. 일본군 병기지창 무기고는 1908년 완공돼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일본군이 무기와 탄약을 보관했고, 미군 공병대가 현재 사용하고 있다. 또 미군 기지내 자리한 드래곤힐 호텔도 운영은 중단하되 건물은 존치해 방문자 센터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존치 필요성이 있는 시설물을 선별한 것”이라며 “하지만 연구보고 결과물은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이고, 실제 존치와 철거 시설물은 앞으로 논의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조성계획안을 수립하고 다양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용산기지 버스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