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영업사원이 되는 것, 그게 제 비법입니다.”
현대 상용차 부문에서 네 번째로 ‘판매명인’ 이름을 얻은 강병철(사진) 현대자동차 서부트럭지점 부장은 11일 본지와 만나 자신의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강 부장은 지난 1997년 3월 현대차(005380)에 입사한 뒤 23년 만에 상용차 2,000대를 판매했다. 상용차의 대당 가격이 평균 1억6,000만원임을 감안하면 그가 판매한 금액만 3,200억원이 넘는다.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는 연간 약 26만대 수준이며 이 중 현대차에서 판매되는 상용차가 절반이 넘는다.
그가 현대차 영업직을 선택한 것은 활동적인 성향 때문이었다. 강 부장은 “활동을 하면 할수록 보수가 늘어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입사 초기부터 핑크빛은 아니었다. 그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IMF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00년까지 상용차를 거의 팔지 못했다. 강 부장은 퇴사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만두더라도 밥값은 하고 관두자는 생각에 휴가를 모두 반납한 후 상용차 팸플릿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한 명 한 명 관계를 맺어나갔다.
그가 첫 계약을 따낸 것은 입사한 후 9개월이 지나서였다. 강 부장은 “11.5톤 카고크레인을 처음으로 판매했다”며 “그 고객과 23년간 거래를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강 부장에게 카고크레인을 산 업체 역시 1997년 설립됐다. 처음에 시작을 함께한 셈이다. 그러나 당시 상용차들은 품질이 안정되지 않아 사후 서비스(AS)가 100회 이상 발생하고는 했다. 그는 “상용차들은 고장이 많이 나 고객들과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었지만 매일같이 찾아가 수리를 도왔더니 오히려 관계가 더욱 개선됐다”고 말했다. 강 부장이 이렇게 쌓은 가족보다 더 진한 관계의 고객이 2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10년 이상 거래를 해왔을 뿐 아니라 한 사람당 100여대 이상씩 상용차를 구매했다.
그가 다른 영업사원들과 달리 경쟁력을 갖는 점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해준다는 것이다. 강 부장은 다양한 직업군을 고객으로 보유하다 보니 고객별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 특히 고객들의 사업이 더욱 번창할 수 있도록 다른 고객들과 연결을 해주기도 한다. 강 부장은 “한 대당 상용차 가격이 비싸다 보니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며 “일자리를 소개하며 차를 파는 등 결국 네트워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여년 만에 판매명인에 오른 강 부장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3년 동안 500대 이상을 판매해 ‘판매거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계속 적응해나가는 생각이 늙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