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한판 '금수저' 최룡해, 당정 모두 핵심 2인자로 굳혀

북한 '수령제의 핵심' 조직지도부장 거쳐

신설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오르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타이틀도 달아

김정은의 최측근, 권력서열 2위 재확인

항일 빨치산 출신 최현의 둘째 아들

김영남 후임으로서 대미외교도 지휘할 듯

지난 2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건군절 축하공연을 관람 중인 최룡해./연합뉴스지난 2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건군절 축하공연을 관람 중인 최룡해./연합뉴스



지난 11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결과가 12일 공개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최룡해 신임 국무위원회 제1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최룡해는 북한판 ‘금수저’로 불리는 항일 빨치산 가문의 2세대 중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인물로 꼽힌다. 부친인 최현은 김일성과 함께 보천보 전투를 치르는 등 항일 빨치산으로서 인민무력부장을 지냈고, 최룡해는 최현의 차남으로 그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아왔다.


곽길섭 전 국가정보원 대북정보관은 과거 KBS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조직지도부는 남한으로 말하자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정부 인사혁신처, 검찰, 경찰, 감사원의 기능을 통합해서 만든 곳”이라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수사해서 고위부에 이첩하고 처벌까지 하기에 그야말로 ‘수령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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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연합뉴스지난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연합뉴스


이처럼 탄탄한 출신 배경을 가진 최룡해는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할하는 핵심 국정기구인 국무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그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룡해가 이번에 맡게 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그간 북한 직제상 없던 자리로, 최측근인 최룡해를 국무위원회로 배치하면서 새 자리까지 만든 것으로 볼 때 북한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무위원회 위상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최룡해는 북한의 대외 활동 시 국가 대표 역할을 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맡았다.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이 1928년생으로 워낙 고령인데다 북한이 지난 해부터 고립외교를 탈피하고, 대외활동을 늘리면서 외교 지휘 체계 재정립이 필요함에 따라 이 같은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룡해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무산 이후 삐걱거리고 있는 대미외교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번 지도부 개편은 외교라인의 대폭 강화와 국무위원회의 역할 확대,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쇄신과 리만건 신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의 핵심 실세로의 부상, 내각 엘리트의 위상 강화, 지도부 세대교체의 완성 등으로 특징지어진다”며 “무엇보다 고령의 외교 엘리트인 김영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실세 측근인 최룡해로 교체됨으로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외교활동이 과거보다 훨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정 본부장은 “과거에 중국과 러시아에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파견된 바 있는 최룡해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직을 맡아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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