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름알데히드 같은 인체 유해 성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가구 및 건자재 업계는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곳까지 안심할 수 있는 거주공간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업계를 선도하는 주요 업체들은 높아진 소비자의 안목을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면서 ‘안전한 주거 공간’ 선점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내공기에 포름알데히드가 0.05ppm 이상의 농도로 포함되면 소아의 천식 발병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이 농도가 0.10ppm으로 올라가면 눈이나 호흡기에 자극을 느끼게 된다. 또 0.25ppm까지 뛰어오르면 기관지나 천식을 앓는 이에게 심각한 천식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국내 가구업계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최소화한 E0 등급의 목재를 사용하면서 새집증후군에 대한 소비자의 공포를 덜어내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국내 규정에는 가구 소재인 MDF와 PB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의 경우 E1 등급 이상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돼 있다. E0 등급의 자재는 현행 기준인 E1 등급보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약 70% 적지만 E1 등급 보드보다 10~15%가량 비싸 가격 부담이 커진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015년 가정용 가구 전 제품에 규정보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낮은 E0 보드를 사용하는 ‘유해물질 제로 경영’을 선언하고 원가 부담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최신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2004년부터 친환경 부자재(접착제·도료 등)를 자체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가구업계로는 유일하게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측정용 소형 챔버를 갖춘 ‘환경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협력사와 함께 독자적인 친환경 페인트를 공동 개발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성접착제 사용 등으로 친환경 가구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제품뿐 아니라 포장재에 사용되는 테이프 등에도 유해물질을 최소화한 제품 사용을 확대해나가는 등 ‘생산에서 배송설치’ 전 과정에 유해물질 제로화 경영이념을 적용하고 있다. 신학렬 환경기술센터장은 “역학 부문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의 인정을 획득하는 등 독자적으로 구축한 품질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접착제와 도료 20여종을 새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까사미아 역시 생산과 소비·폐기라는 사업 전 단계에 걸쳐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가구 제품에 무독성 페인트와 최상위 등급 E0 자재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까사미아는 매장 운영도 친환경 모토에 맞춰 바꿔가고 있다. 3월부터 까사미아는 전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공되는 영수증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소재로 바꾸고 출력 내용도 간소화해 기존 길이의 30% 수준으로 줄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연간 영수증 종이 사용량은 35%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실에서 사용되는 비품을 친환경상품으로 우선 구매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환경보호 상품 사용에 대한 공감회를 실시하는 등 친환경 인식 제고를 위한 사내문화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건자재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로 재활용 페트(PET)를 소재로 한 가구용 필름 양산에 성공한 LG하우시스의 시도가 눈길을 끈다. 가구용 필름은 가구 소재인 합판(MDF·PB) 표면에 붙이는 표면 마감재다. LG하우시스는 재활용원료 비율이 높을수록 분자 간에 잡아당기는 힘이 약해져 합판과 필름 사이가 벌어지는 박리 현상을 해결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원재료의 80% 이상에 재활용 페트병을 사용했다. LG하우시스는 환경친화적 제품 적용을 늘려가는 글로벌 가구업체로 해당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세계적인 환경운동에 동참해 연간 약 1,500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앞으로 재활용 페트 가구용 필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 제품을 재활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역량을 집중해 오는 2020년까지 가구용 필름 시장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