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는 이날 사령부를 비롯해 백령·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김포, 강화, 포항, 제주도 등에 있는 해병대 전 부대에서 창설 기념행사를 갖고 창설 70주년의 의의를 되새겼다.
기념행사로는 해병대 전통을 계승한 ‘해병대 병역명문가’ 선정과 해병대 전투력 발전 및 장병 복지 개선에 기여한 ‘명예해병’ 임명, 모범 해병에게 ‘해병대 핵심가치상’ 시상 등을 했다. 해병대 대표 군가인 ‘팔각모사나이’ 작사가도 초청했다.
올해로 3회째인 해병대 병역명문가로는 고(故) 노준옥(병10기), 김연진(병18기), 정노식(병71기) 씨 가문, 홍종욱(병12기·86), 강순배(병145기·83) 씨 가문 등 5가문이 선정됐다. 이들 가문은 6·25전쟁 참전 및 무공훈장 수훈, 장교·부사관·병 모든 계층의 해병대 복무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해병대 병역명문가는 3대 이상 가족이 해병대에서 복무했거나, 복무 중인 가문을 대상으로 참전 유공과 훈장 수훈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한다.
고(故) 김연진 씨 가문은 병18기로 입대해 상사로 전역한 1대 김연진 씨가 6·25전쟁 참전 전공으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큰아들 김각수(병424기) 씨는 해병대 복무를 마쳤고, 손자 김태환(병1226기) 병장과 김태은(병1239기) 상병은 해병 2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각수 씨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해병대 이름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특히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에 해병명문가로 선정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4명의 ‘모범해병’을 선정해 ‘핵심가치상’을 수여했다. 이 상은 해병대 핵심가치인 ‘충성·명예·도전’을 실천한 해병들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상장이다. 올해는 ‘충성’ 부문에 2사단 이대철 소령과 6여단 이희경 상사가, ‘명예’ 부문에는 2사단 곽호재 대위, ‘도전’ 부문에는 1사단 최문길 상사가 각각 수상했다.
이대철 소령은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중국어선 퇴거작전 성공에 기여했다. 이희경 상사는 2009년 과학화 훈련에서 백병전을 통해 대항군 21명을 제압해 해병대의 위상을 높였다. 곽호재 대위는 중대장을 맡아 부대를 2사단 종합우수중대로 이끌었다. 최문길 상사는 32세라는 늦은 나이에도 수색대원에 도전해 특수 수색과 비정규전 교육, 공수기본 및 강하조장 교육을 수료했다.
해병대는 이와 함께 대전현충원의 권율정 이사관 등 5명을 해병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명예해병’으로 선발했다. 명예해병 제도는 해병대 출신은 아니지만, 해병대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해병대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선발해 해병대 가족으로 맞이하는 제도다.
창설 70주년을 맞아 해병대 10대 군가 중 하나인 ‘팔각모사나이’의 노랫말을 쓴 홍승용 예비역 해병대령(해사14기)을 초청해 감사패를 증정했다. 팔각모사나이는 지난 1982년에 제작되어 30여년간 해병대원들에게 널리 불리며 큰 사랑을 받은 해병대 대표 군가이다. 홍승영 예비역 대령은 이날 창설 기념식에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과 함께 열병하며 현역 해병대원들로부터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380명의 병력으로 창설됐다.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 연평도 포격전, 독립성 강화 및 지휘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2만9,000여 병력의 국가전략기동부대로 성장했다. 항공단 창설과 신형 상륙돌격장갑차 등 미래 전력 확보와 공지기동형 부대구조 개편 등을 통해 새로운 7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창설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해병대 장병 모두가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같은 목표를 가지면 이긴다는 뜻)의 일체감과 탄탄한 팀워크로 공지기동 해병대의 비전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도 사령관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창군 정신을 되새겨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호국충성 해병대’가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