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300억弗 역대 최대 규모…애플-퀄컴 '세기의 소송전'

16일부터 양사 공개 변론

애플 "특허사용료 이중 청구"

퀄컴은 "계약 위반" 맞소송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과 반도체 기업인 퀄컴이 약 300억달러(34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특허소송전에 돌입했다. 천문학적인 소송금액을 두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CEO가 직접 증언대에 서게 될 이번 재판과정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이날 배심원 선정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양사는 16일부터 공개변론을 시작한다. 애플은 지난 2017년 1월 퀄컴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스마트폰 모뎀칩 공급업체인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특허사용료를 과도하게 청구했는지 여부다. 모뎀칩은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필요한 핵심 반도체 칩으로 퀄컴이 글로벌 시장의 35%를 차지한다.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도매공급가의 약 5%를 특허사용료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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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애플은 퀄컴이 칩값 외에 특허사용료까지 이중으로 청구하고 있다며 27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퀄컴은 “부과방식에 문제가 없고 애플이 특허사용 계약을 위반했다”며 70억달러 규모의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 언론들은 양측 CEO 간 친분이 없는데다 개인적 경쟁관계에 집착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쿡은 몰런코프가 CEO로 지내는 동안에는 퀄컴과 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 둘 사이의 접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송 결과에 따라 두 회사 중 한 곳은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이기면 퀄컴은 로열티 방식을 지속하기 어렵게 돼 사업 모델이 붕괴된다. 반대로 퀄컴이 승리하면 애플은 아이폰 제조에 타격을 받게 된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7’ 때부터 퀄컴의 로열티 부과방식에 불만을 표시해왔고 지난해 ‘아이폰XS’와 ‘XR’ 이후 인텔칩만 써왔다. 애플이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는 것도 퀄컴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현재 5G 모뎀칩을 생산하는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 정도인데 삼성과의 협상은 물량부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화웨이는 애플에 5G 모뎀칩 공급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보안 문제가 남아 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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