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그의 환심 사기에 주력해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49번째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뒤 그 다음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자국의 중대한 이벤트인 내달 1일 새 일왕 즉위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유지라는 중대한 미션을 위해 방미에 나선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를 쌓는 게 미국으로부터 ‘외교적 양보’를 끌어내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2년 넘게 환심 사기에 나서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어 폴리티코는 “이 세계의 어떤 지도자도 일본 총리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려고 시도해온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 결과는 (좋고 나쁜 것이) 뒤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아베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던 사실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행동들’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일본 입장에선 역내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보호가 필요할뿐더러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협박’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미 부과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뒤집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일 간 무역협상까지 개시된 상황이어서 아베 총리는 더더욱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5월과 6월 두 차례 방일을 앞두고 일본 당국자들은 그들이 매우 의존하고 있는 충동적인 미국 대통령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아베 총리가 달성하려는 목표에는 ‘경제적 재앙’을 피하려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아베 총리와 그의 팀은 일본 내 미국인 교수들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방안을 타진했고, 이들로부터 얻은 조언 가운데는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외교적 보좌관’ 역할을 하는 가족들에게 손길을 뻗으라는 것도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 외교관들은 백악관 참모 및 미국인 교수들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방일 때 어떻게 하면 강한 인상을 심을지에 대한 타진에 들어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진영에서는 그의 ‘아부적 행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고 조롱해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여기에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 드라이브를 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포기 의지에 대해서도 별로 믿음을 갖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