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투자증권 정일문號 순항...영그는 '영업익 1조' 꿈

자원활용 최적화·리스크관리 등

위기에도 흔들리지않게 체질개선

1분기 영업익 2,000억 육박예상

주력 IB부문도 호실적 이어갈듯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고 3년 내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겠습니다.”

올해 새롭게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정일문 사장이 지난 1월 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국내 증권사에 ‘영업이익 1조원’은 아직 전인미답의 고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목표지만 취임 100일을 넘긴 ‘정일문호’는 1조 클럽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악재를 헤치고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견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071050)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가 최근 1,794억원까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 말만 해도 추정치가 1,484억원에 그쳤으나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증권사 전망치가 한 달 만에 20%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대우(2,050억원)와 하이투자증권(2,080억원)은 이달 들어 2,000억원 이상으로 조정했고 이날 NH투자증권은 무려 2,435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수정된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의 1·4분기 영업이익도 2,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한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 업계 전반으로 1·4분기 실적이 괜찮다는 평가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실적이 너무 좋아 이른바 마사지를 통해 수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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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관련 영업정지 등 중징계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경징계로 수위가 약화됐고 예상과 달리 연초부터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등 외부 변수가 호재로 작용했다. 일정 부분 운이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정 사장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게 한국투자증권의 체질개선을 이끈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핵심 전략으로 계열사와 본부 간 시너지 일상화, 자원 활용의 최적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해외 현지법인의 성공적 안착 등을 강조했다. 전임 유상호 부회장이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어느 한 부문에 치우치지 않은 실적구조를 갖춘 토대 위에 정 사장의 전방위 사업 강화로 한국투자증권은 성장의 날개를 달고 있다.

그는 필요할 때 현장을 찾는 정통 IB 영업맨의 모습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말 9조5,000억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 전담자산운용기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도 정 사장은 직접 나섰다.

정 사장의 주력 분야인 IB 부문이 순항하며 2·4분기 이후 실적에도 긍정적 전망이 이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초부터 대어급 기업공개(IPO) 딜을 잇따라 수주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SK바이오팜 등의 (공동) 주관 업무를 따내며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안정적 수익이 예상되는 이유다.

과감한 추진력 역시 실적개선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연초 간담회에서 “상반기 중 카카오뱅크를 통한 계좌개설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채 1·4분기가 지나기 전에 이를 실행에 옮겼다. 카카오뱅크의 한 관계자도 “이렇게 빨리 시작될지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서비스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신규 계좌 수는 하루 3만명 이상의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다양한 사업모델을 적용하며 카뱅과의 시너지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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