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확대 기대감에 관심이 커진 우선주가 주식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주주친화 정책 확대에 따라 우선주의 장점이 부각됐지만 정작 경영권 문제가 불거진 한진그룹과 매각 예정인 아시아나항공(020560) 등에 한탕을 노린 투자자들이 본질을 흐리는 모양새다. 마땅한 테마가 없는 증시에 우선주 테마가 확산되며 일부 우선주는 보통주를 웃도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과열 양상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주의 경우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며 투자주의·경고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이 높은 우선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상위권을 우선주가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이날 기준으로 금호산업우(002995)가 214.47%로 가장 많이 올랐고 SK네트웍스우(001745)(194.12%), 한진칼우(18064K)(190.91%)가 뒤를 이었다.
이달 들어 경영권 문제가 불거진 한진칼(180640)우·금호산업(002990)우 등 한진·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우선주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 기업들도 우선주 위주로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 급등에 개인이 몰렸지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에 영향이 없고 기대감만으로 오른 만큼 최근 급등한 한진·금호그룹 관련 우선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우선주는 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한진칼우는 17일 장 중 역대 최고가인 8만1,900원을 찍었으나 3.84% 떨어졌고 이날도 13.39% 하락했다. 금호산업우는 11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17일 9.42% 하락했고 이날도 오전 급락했다가 오후 상한가로 급반등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급등했던 SK(034730)·롯데·CJ(001040)·한화(000880) 등 주요 지주사 우선주도 이날 한화우(000885)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떨어졌다.
한진칼우·한화우처럼 최근 급등세로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를 넘어선 사례도 나왔다. 삼성전자(005930)·현대차 등 주요 종목들의 우선주 시세가 대체로 보통주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과열됐다는 의미다.
다만 우선주 상승세로 보통주와 가격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우선주의 배당 투자가 부각되고 있다”며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저렴하지만 배당 수익률이 더 높고 정부 정책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 보통주의 의결권 가치가 낮아져 배당투자 측면에서 매력적인 우선주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우(003555)의 올해 상승률은 13.01%로 보통주 6.01%를 넘어선다. 아모레G우(002795) 역시 13.52%로 보통주 8.80%보다 더 올랐다.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 경영의 수혜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소각한 자사주 중 보통주 규모는 발행 주식 수의 7%, 우선주는 8%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국내 증시의 주요 대형주도 저평가돼 있지만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더 저평가돼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는 상황에서 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 수혜 여지가 높은 우선주의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제고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