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5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은 29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했다. 남은 열흘여 간을 포함해 월말까지 플러스 전환하지 못하면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줄어드는 것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도 11.5% 감소했다. 수입도 같은 기간 1.2% 줄어든 307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경제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무역수지는 1~20일 기준으로 9억5,9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수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반도체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1~20일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4.1%), 선박(-0.7%)도 줄었다. 석유제품은 1%, 승용차는 4.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12.1% 감소했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각각 0.3%와 4.8%씩 줄었다.
남은 열흘간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되지 못하면 이달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월은 통상 외국인들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자국으로 보내는 송금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기업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경상수지 적자까지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도체 경기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1분기 소재·부품 수출은 3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1분기 소재·부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9% 줄어든 675억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전년대비 소재·부품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소재·부품 총수출액의 37.0%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은 19.8% 감소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해서다. 반도체 현물가격은 D램(8Gb)이 9.06달러에서 5.05달러로 44.3%, 낸드(128Gb)는 6.83달러에서 4.92달러로 28.0% 하락했다. 수출액이 두 번째로 많은 화학제품은 9.6% 감소했다. 화학제품은 국내 기업의 정기보수에 대비한 재고확충, 미국 셰일가스 기반의 물량 유입에 따른 초과 공급 등의 영향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미국(8.6%)과 베트남(6.8%), 인도(9.5%)는 증가한 반면, 중국(-19.1%), 유럽(-8.3%)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다.
/세종=한재영·김우보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