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그룹 채용 사이트 ‘LG 커리어스’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3일까지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소재·생산기술원의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LG전자의 인·적성 검사는 오는 6월 1일 치러진다. 삼성전자 등 타 대기업과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지난달 공고를 내고 이미 인·적성 검사까지 마친 상태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LG전자가 사업별 비중을 조정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채용 공고가 늦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MC사업본부가 이번 공채에서 신입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4분기 MC사업본부는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8,047명이던 MC사업본부 임직원의 숫자는 지난해 4,014명까지 줄어들었다. MC사업본부 인력은 자동차 부품 솔루션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등으로 전환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 BS사업본부(B2B) 등도 이번에 신입사원을 모집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서비스센터 협력사 직접 고용과 뒤늦은 신입공채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전국 13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3,9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들 직원과 임금·복리후생 등 고용 세부사항을 합의한 LG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 HR 부서에서 정규직 전환을 5월1일자로 맞추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수시공채’ 선언 이후로 LG전자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LG전자의 관계자는 “정기 신입공채와 산학 장학생 등에 대한 수시채용을 계속 병행할 것”이라며 “평소대로 연 1,000명의 채용 규모 또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