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임기 2년 바로 연장…장기집권 길 튼 이집트 대통령

헌법개정안 88.3% 찬성

사실상 3연임도 가능케

'아랍의 봄' 정신 후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로 2030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게 됐다. 30년간 철권을 휘둘렀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쫓은 2011년 ‘아랍의 봄’ 정신이 시들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헌법 개정안이 88.8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선거는 20일부터 22일까지 치러졌으며 투표율은 44.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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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4년 임기로 연임까지만 가능하던 대통령 임기를 6년 연임으로 바꿨다. 2013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을 잡은 엘시시는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당초 2022년까지만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개헌조항을 이번 임기부터 적용해 임기가 2024년으로 늘어나고 6년짜리 추가 연임이 가능해졌다. 다음 선거에 나와 승리하면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엘시시는 선관위 발표 직후 “국민투표에 참여한 이집트인들이 해낸 멋진 장면.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트윗을 올렸다.

개헌안은 또 대통령이 최고 재판관을 임명하고 군사법원이 민간인을 재판하는데 더 많은 재량권을 주기로 했다. 하산 나파 카이로대 정치학과 교수는 AP통신에 ”예상했던 결과”라며 “더 억압적이고 (국민의 권한을) 제약하는 정책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는 유권자들이 투표의 대가로 식용유와 설탕, 차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바우처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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