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을 조금 넓게 보면 사정은 다소 나은 편이다. 최근 5년 동안 퇴직연금의 연 환산 수익률은 1.88%고 10년간은 3.22% 수준이다. 그럼에도 다른 연기금 등과 비교해보면 머쓱한 성적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5년 연 환산 수익률이 3.97%, 10년간은 5.51%다. 특히 국민연금도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성과가 좋지 않은 편인데 퇴직연금은 그보다 더 신통치 않다는 의미다.
운용사별로 보면 5년 수익률에서는 DB형의 경우 IBK연금보험이 2.44%로 다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영증권은 1.42%로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IBK연금보험은 DC형에서도 2.88%로 최상위를 차지한 반면 삼성증권은 1.41%로 최하위이다. 10년 수익률 기준으로 DB형은 미래에셋대우(3.79%)가, DC형은 한국투자증권(4.78%)이 그나마 양호했다. 지난해 1년간만 보면 수익률은 1%대가 대부분이며 DC형의 경우 원금을 까먹은 운용사들도 적지 않다.
특히 수익률은 낮지만 금융사들이 수수료를 적지 않게 챙겨간다는 점이 가입자들의 불만을 더 키운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총비용부담률(관리수수료 등을 합친 연간 총비용을 적립금으로 나눈 금액)은 0.47%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DB형은 0.41%로 전년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고 DC형은 0.02%포인트 오른 0.6%다. 일부 금융사들은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마진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했지만 ‘진작에 그렇게 해야 했다’는 비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