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대신 인공지능(AI) 등의 컴퓨터 알고리즘을 토대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펀드가 상당히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에셋플러스알바 로보코리아 그로스 성과보수증권자 투자신탁 1-2(주식)’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이달 25일 기준 14.95%를 기록했다. 같은 ‘알파로보펀드’ 시리즈인 ‘에셋플러스 알파로보코리아 인컴성과 보수증권투자신탁 1-2(주식)’도 연초 이후 12.11%라는 양호한 수익을 올렸다.
알파로보펀드 시리즈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2017년 7월 처음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하며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해당 시리즈는 자체 종합데이터 플랫폼 ‘돌핀 감마시스템’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기업가치 데이터를 통해 투자 기업을 고르고 자산 편입 비중 등을 결정한다.
아울러 키움증권과 하이자산운용이 함께 선보인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H(혼합-재간접형)’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81%에 달했다. 하이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키움증권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ROKI1’의 자문을 거쳐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이 밖에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가 11.9%, ‘NH-Amundi디셈버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자투자신탁(UH)[채권혼합-재간접형]’가 7.85%, ‘대신로보어드바이저자산배분증권자투자신탁 2[혼합-재간접형]’가6.48%의 수익을 올리며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AI가 아닌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7.59%라는 점에서 이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성적은 다소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재산 직접운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관계자들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들이 주로 자문 형태로 펀드 운용에 참여했지만 해킹 등 침해사고 방지 체계를 갖추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펀드까지 위탁받아 로보어드바이저로 투자목적에 맞게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핀테크 기업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기자본(40억 원) 요건도 폐지됐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쿼터백자산운용은 이런 제도 변화에 맞춰 지난 17일 국내 첫 모바일 비대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를 각각 출시하기도 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자산 운용과 배분 과정에서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 서비스가 점점 더 많이 출현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