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사진) CJ제일제당 부장이 계열사 간 주식교환을 통해 그룹 지주사 지분을 처음 확보했다. 이 부장이 지주사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CJ그룹은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헬스·뷰티(H&B) 부문인 올리브영과 정보기술(IT) 부문으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날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주식회사는 이러한 내용의 기업분할, 주식교환에 대한 이사회 보고 및 승인을 마쳤다. 이에 따라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 부문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1대0.5444487이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신주가 아닌 자사주가 배분된다. 기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는 IT 부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IT 부문과 CJ파워캐스트의 2018년 연결 매출액은 7,070억원, 영업이익은 470억원 규모다.
주목할 점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이 회장의 장남인 이 부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CJ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했다는 것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를 보유하고 있는 이 부장은 주식교환으로 CJ 지분 약 80만주를 확보하며 2.8%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또 이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 ENM 상무도 CJ 지분 30만8,000여주(1.1%)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1.2%로 늘렸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CJ그룹도 4세 경영으로의 승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CJ올리브네트웍스의 분할은 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과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 등을 이유로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으로 주시해왔다.
/김현상·허세민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