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로 연결해 오는 2040년까지 100억달러의 대학발전기금을 조성하겠습니다.”
정무영(사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개교 10주년을 맞아 29일 UNIST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기술 사업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UNIST는 지난 2009년 울산과학기술대로 개교해 2015년 현재의 교명으로 바꿔 달았다. 2008년부터 개교 실무 작업을 책임진 정 총장은 “개교 때부터 지속해서 연구의 질적 우수성을 추구해온 결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며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 사업화를 강조하는 대학의 혁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UNIST는 네덜란드 레이던대가 논문의 질을 중심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CWTS 랭킹에서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국내 대학 1위에 올랐고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고등교육(THE)의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지난해 국내 6위에 올랐다. 피인용도 점수만 따지면 국내 1위, 전 세계 47위다.
정 총장은 앞으로 20년간 10조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목표와 관련해 “지금까지 많은 국민 세금을 썼는데 발전기금으로 조금이나마 갚아보자는 의미”라며 “뛰어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사업화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2015년 취임한 후 ‘혁신적 원천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UNIST 하면 생각나는 연구 브랜드’를 육성해 수출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전략 이른바 ‘수출형 연구 브랜드’가 그것이다. UNIST는 현재까지 수출형 연구 브랜드 14개를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특히 정 총장은 “혁신적 연구 성과는 논문에 실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실험실 담을 넘어 실질적인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적 원천기술을 통한 창업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UNIST는 초기 창업 지원을 위해 UNIST지주회사·미래과학기술지주회사·선보엔젤파트너스가 학내에 상주하며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투자를 돕고 있다. 그 결과 현재 UNIST에는 37개의 교원 창업 기업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전체 교원이 325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교수 열 명 중 한 명은 사장인 셈이다.
정 총장은 “현재 학생들이 창업한 45개의 스타트업도 운영되고 있다”며 “독특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기술로 경쟁력을 갖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학생 창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UNIST 학생들이 창업한 회사인 ‘클래스101’은 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