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의 격이 달라졌습니다.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다이슨이나 밀레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대표가 내놓은 LG전자에 대한 코멘트다. LG전자의 기업가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악화에 대한 우려보다 가전제품의 판매 호조에 따른 기대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사업부는 생활가전(H&A) 사업본부다. H&A 사업본부는 지난달 30일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대인 13.3%를 달성했다. LG전자 전체 사업부 영업이익률(6.03%)의 두 배를 웃돈다. H&A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3.7% 수준에 그쳤으나 매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는 7.8%를 기록했으며 올 1·4분기에는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H&A 사업부가 고공 성장을 거듭하면서 가전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급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초 LG전자의 비교 대상은 미국의 월풀이나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와 같은 회사 정도로 여겨졌다. 반면 영국의 다이슨이나 독일의 밀레는 LG전자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LG전자는 월풀과 일렉트로룩스와의 격차는 벌리고 다이슨·밀레와의 격차는 좁히고 있다. 지난해 일렉트로룩스의 영업이익률은 4.3%에 그쳤으며 월풀은 1.3%에 불과하다. LG전자 H&A 사업부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이와 달리 과거에는 LG전자가 경쟁하기 버거웠던 다이슨·밀레와는 이제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이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였으며 밀레는 비상장사라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이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LG전자와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한 증권사 가전담당 연구원은 “다이슨과 밀레 등 세계적인 고급 브랜드와 아직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간 비교 대상이었던 월풀·일렉트로룩스와는 확실히 차별화되고 다이슨과 밀레와 경쟁하는 구도로 올라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대한 반응도 좋아 앞으로 LG전자 가전제품에 대한 평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