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관점] DJP연합·3당 합당…정치 물줄기 바꾼 개편史

정당 합종연횡에 선거구도 달라져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도 성공평가




1987년 개헌 이후 한국 정치사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크고 작은 정계개편 시도들이 적지 않았다. 여야 정당의 합종연횡으로 선거 대결 구도가 바뀌면서 대선과 총선·지방선거의 승부를 갈랐다. 그중에는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꿀 정도로 파장이 큰 새판 짜기도 일부 있었다. 최대의 정계개편은 ‘보수대연합’에 따른 3당 합당과 김대중·김종필 후보의 DJP연합에 따른 정권교체 성공이었다.


노태우 정부 시절 1988년 4월에 실시된 13대 총선 결과 여당인 민주정의당은 총 299석 중 125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야당인 평화민주당은 70석, 통일민주당은 59석, 신민주공화당은 35석으로 4당 체제로 운영됐다. 야권의 정국 주도로 난관에 처한 노태우 대통령은 김영삼·김종필 총재를 설득해 1990년 2월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을 전격 성사시켰다. 보수대연합으로 만들어진 민주자유당 의석이 무려 218석에 이르자 이에 대항해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평화민주당과 이기택 총재가 주도하는 ‘꼬마 민주당’이 통합해 민주당을 창당했다. 1992년 3월 총선 직전에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이 보수 표를 잠식하는 바람에 거대 여당인 민자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149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대선에서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김대중 민주당 후보와 정주영 국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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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 당시 김종필 총재는 1995년 민자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해 1996년 총선 때 충청권에서 녹색바람을 일으켰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후보는 공동정부 구성과 내각제 개헌을 공동 공약으로 내걸고 DJP연합을 추진했다. 그해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둠으로써 정권 교체를 실현했다. 당시 김 후보의 승리는 DJP연합,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의 보수 표 잠식, 외환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2년 대선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후보 단일화로 노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을 탈당해 만든 국민의당은 2016년 4월 총선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며 38석을 얻었다. 야권 분열로 생긴 국민의당이 예상과 달리 중도보수 표를 잠식하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2017년 5월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의 분열로 5자 대결로 치러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대결해 문 후보가 대권 고지에 올랐다. 정하용 경희대 교수는 “정계개편 방식에서는 통합적인 것보다 분열적인 것이 더 많아 표가 분산되는 현상이 적지 않았다”면서 “다만 총선과 달리 대선에서는 1997년의 DJP연합과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등 2건의 통합적 개편이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 kdkim@sedaily.com

김광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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