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주식시장의 상승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이머징시장, 특히 한국의 상황은 불안감이 잦아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에서 나타난 모습은 더욱 복잡미묘해 극적이기도 하다. 지난 4월25일 원·달러 환율은 2017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16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의 모습은 대내외적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단 하나의 원인을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요인들을 찾아보면 5월 시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4월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다시 주목한다.
4월에 집중된 배당송금, 유가 상승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는 원화 약세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원유수입 중단 조치 또한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에 연동된 수입금액 확대와 가수요에 따른 수입량 확대는 1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를 단기에 촉발시켰다. 배당은 2012년 이후 꾸준하게 확대되면서 2018년 기준 연간 배당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달러는 70억달러에 육박한다. 상당 부분이 4월 배당시기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면 10억달러 이상의 달러 단기수요를 촉발시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 더 무게감 있는 국내 원화 약세 요인들도 있다. 2월27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노딜’로 마무리되자 1,115원에 있던 원·달러 환율은 24시간 만에 1,125원까지 방향 전환하는 촉매가 됐다. 이때 전환된 원화 약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심리 및 전망지표가 대체로 3월 저점을 통과 중이나 실제 확인되는 상황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필두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유로화는 지난주 연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달러 강세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달러자산 형태의 외환보유 확대도 재개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달러자산 매각 중에 해외 중앙은행의 달러자산 매입 재개는 또 하나의 강력한 달러 수요를 촉발하는 모습이다.
원화 약세, 달러 강세 요인은 실로 복잡하다. 하지만 시장은 냉철하다. 투자시장과 직결된 요인과 상관성이 없는 요인들을 구분해 반영되고 있다. 독일은 유로화 약세, 경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PMI와 연동돼 연중 고점 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상황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시장에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같았으면 원·달러 환율 1,160원에도 2,000선이 무너졌을 코스피지수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3월 온기를 전해왔던 중국의 PMI를 다시 한번 주목한다. 4월은 전월 대비 소폭 낮은 50.1을 기록했지만 확장세를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했다. 더군다나 3월의 춘제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우려할 수준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신규주문-재고 스프레드 확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기대감과 현재의 간극을 메워주기에 충분하다. 제조업 상황을 반영하는 각종 수치도 또 한번 반전을 노려보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