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마두로, 군 행사서 건재과시…“과이도 군사봉기 사실상 실패”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일 수도 카라카스의 군 기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군 수뇌부의 경례를 받고 있다./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일 수도 카라카스의 군 기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군 수뇌부의 경례를 받고 있다./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맞서 베네수엘라 반정부세력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군의 봉기를 촉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이 군 행사에 참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가택연금 중 탈출해 과이도 의장과 군사봉기를 촉구했던 야권 지도자에 대해 법원이 체포 명령을 내리는 등 베네수엘라 정국이 더욱 혼란에 빠졌다.


2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포르트 티우나 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군사령관들과 함께 나와 “맞습니다. 우리는 전투 중입니다.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한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도 두려워할 수 없다”며 “이것은 평화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라며 “전투의 시간이 도래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워싱턴의 달러에 자신을 판 반역자들의 쿠데타 시도를 물리치고 전례 없이 단합한 군대가 있다고 역사와 세계에 말하고 모범을 보일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국영 TV를 통해 방영된 이날 행사에는 4,500명의 군 병력이 참석했다고 정부측은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군 단합 촉구는 지난달 30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카를로타 공군기지 근처에서 수십명의 중무장 군인과 함께 동영상에 나와 군사봉기를 촉구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이로인해 과이도 의장의 군사봉기 시도는 군부가 돌아서지 않으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군사봉기 시도가 사전에 정보가 누설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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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티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권은 원래 잠정적으로 1일을 군사 봉기 시점으로 잡고 사전에 물밑작업을 벌였으나 지난달 29일에 관련 정보가 누설됐다는 전언에 따라 30일로 서둘러 거사 시점을 앞당겼다.

야권은 미국의 지지 아래 지난 2월부터 블라미디르 파드리노 국방장관과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 이반 라파엘 에르난데스 달라 대통령 경호사령관 등 마두로 정권의 핵심인사들과 접촉해 과도 정부 수립 및 마두로 퇴진 방안과 이들의 신변·지위 보장과 자산 동결 해제 등을 비밀리에 논의했다.

WSJ은 하지만 결국 비밀 회동은 결렬됐다며 구체적인 결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군사봉기 시도 실패가 미국의 오판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위 참모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봉기가 민중 폭동을 야기해 마두로 대통령을 쫓아낼 것으로 기대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반 마두로 세력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과이도 의장과 함께 반란을 시도했던 군인 25명은 브라질 대사관에서 망명을 추진 중이며, 가택연금서 탈출한 야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은 가족과 함께 주베네수엘라 칠레 대사관을 거쳐 스페인 대사 관저로 피신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이날 경찰에 가택연금 조건 위반 혐의로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초인 로페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과이도 의장과 함께 동영상에 등장한 로페스는 과이도 의장의 명령을 따르는 군인들이 탈출을 도왔다고 주장했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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