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다시 살아났다. 중국산 수입제품 2,000억달러에 대해 기존 10%의 관세가 10일부터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또는 협상용 카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19년 무역분쟁 타협에 기대를 반영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은 역풍(逆風)을 맞을 수밖에 없다. 10일 전후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협상의 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요즘 글로벌 주식시장을 보고 있으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018년 말 나타난 미국 증시의 조정은 무역분쟁 때문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9년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과 9월 중 자산 매입 축소 종료를 언급하면서 미국 증시는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
올해 미국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전년 대비 9~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이익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이다. 저금리·저유가·저세금 효과로 기업의 수익성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2018년 미국 기업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에서 2019~2020년 2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자산비율(PBR)과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가 높아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을 보다가 한국 주식시장을 보면 약간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자본재 및 중간재에 관세에 부과되기 때문에 한국 기업과 같이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는 부정적이다.
수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기업의 매출 및 수익성 개선 전망치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과 달리 2019년 이익증가율은 전년 대비 -30%, ROE는 전년 대비 1%포인트 낮아진 7.5%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중 미국 증시보다 투자 매력이 높은 국가를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미국과 달리 한국 증시를 바라볼 때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 가능성, 중국 경기선행지표들의 개선에 따른 수출 경기 회복 기대, 지난 4·4분기에 극단적으로 악화된 한국 기업 실적 발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날 수 있는 기저효과 등이 한 분기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